[재용기가 만난 사람] 진도119안전센터 이유목 센터장
“아파트·골목길에 차량 많아 소방 구급차 신속한 출동 지장 받는다”
“불쌍한 소방관의 이미지에서 벗어났으면 바램”
농업 부산물 태우다 산불로 이어져 사망 사고 반복
쓰레기 소각 등 부주의로 화재 건수 및 피해액 증가
소화기 사용법 등 익히고, 소방차 길 터주기 필요
단독 경보형 감지기 설치 의무화, 공동 구매하면 저렴
#본지 조재용 기자가 다양한 분야에 종사하며 삶을 일궈 나가고 있는 지역주민들의 진솔한 모습을 소개하는 기획 보도 <재용이가 만난 사람들>을 연재하고 있다. 인터뷰 100회가 완료되면 책으로 출판할 계획이다. 이번 인터뷰 대상자는 진도119안전센터 이유목(50) 센터장이다. 최근 진도119안전센터에서 본지 취재기자를 만난 이 센터장은 주요 현안 등에 대해서 설명했다.
바다와 가까운 해남군 화산면에서 태어난 그는 청년 시절 5대양 6대주를 누비는 ‘바다 사나이’를 꿈꿨다.
여수수산대학교(현 전남대 여수캠퍼스 수산해양대학) 통신학을 전공하고, 6개월 간의 실습을 위해 실습선에 몸을 실었지만 원래 꿈꿨던 모습이 아니었다.
이 센터장은 “당시까지만 해도 모르스 부호를 통신으로 사용했기 때문에 통신 일을 할 줄 알았는데, 북태평양 명태잡이 어선에서 100일 이상 고기 가공 작업을 했다”며 “너무나 답답해서 그만뒀다”고 말했다.
바다 사나이의 꿈을 접은 그는 군 제대 후 서울로 상경해 주유소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공무원을 시험을 준비했다. 1991년 전남 소방관 채용 시험에 응시해 합격한 뒤 92년부터 현재까지 진도에서 소방관으로 일하고 있다.
이 센터장은 “진도에 왔을 때 정식 소방관은 1명뿐이었다”며 “당시 군청 민방위과로 파견돼 행정 업무를 맡았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근무 환경에 대해서 “전남 지역에서도 섬이 많은 해남소방서는 비선호 관서에 속해 당국에서도 근무 여건 개선을 위해 많은 신경을 쓰고 있다”며 “그래도 완도 보다는 진도를 더 많이 선호 한다”고 말했다.
지진과 태풍 등 재난재해가 연이어 발생하면서 안전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는 것에 대해서 이 센터장은 “내 집과 직장에서 무슨 일이 일어날까 하는 안전 불감증은 여전하다”며 “화재 등 각종 안전 사고를 예방하고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소화기와 소화전 사용법, 심폐 소생술 실시법, 소방차 길 터주기 등 생활속에서 실천할 수 있는 최소한의 대처법은 익혀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진도119안전센터는 1994년 6월 말 진도읍 쌍정리에 개소해 2010년 2월 중순 진도읍 포산리로 이전한 뒤 2014년 8월 초 진도119구조대가 개소했다.
현재 진도에는 1센터 6지역대와 1구조대에 48명의 소방 공무원이 3교대로 근무하고 있다. 소방 펌프차 8대, 물탱크차 1대, 구조차 1대, 구급차 2대, 굴절 사다리차 1대, 산불 진화차 2대 등 15대의 차량을 보유하고 있다.
이와 함께 의용소방대 15개대 340명, 의무소방원 2명의 보조인력, 소화전 등 소방용수시설 211개소, 특정 소방 대상물 818개소, 위험물 제조소 등 155개소를 관리하고 있다.
참고로 국민안전처에 따르면 2015년 기준으로 전국 소방 인력은 총 3만 1306명(3교대 인력)으로 정부가 정한 119안전센터, 119구조대, 119구급대, 지역대 등의 소방력 기준(5만1143명)에 비해 1만 9837명이 부족한 실정이다. 전국의 소방본부 18개 가운데 11개는 인력 부족률이 40%가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 다음은 인터뷰 일문일답 전문.
▲질문. 주요 업무를 소개 바랍니다.
△이 센터장 “화재 진압과 구조·구급 외에 건축 인허가와 다중 이용 업소 관련, 위험물 관련 민원, 화재 예방을 위한 건축물 특별조사, 일정 규모 이상의 건축물을 대상으로 실시하는 합동 소방 훈련, 화재 발생시 필요한 물을 확보하기 위한 소방 용수 시설조사, 학교와 사회단체 등을 대상으로 소방안전교육 등 다양한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질문. 최근 관내 화재 관련 사건사고 추세는 어떠한가.
△이 센터장 “2015년에는 39건의 화재가 발생해 부상 1명과 2억 4천 만원의 재산 피해가 발생했다. 올해 9월말 현재 38건의 화재가 발생해 6억 3천 만원의 재산 피해가 발생한 상황이다. 전년 대비 화재 발생 건수와 피해액이 증가 추세에 있는데, 이는 쓰레기 소각 등 부주의에 의한 화재 건수의 증가와 조립식으로 건축된 공장과 창고, 주택 등의 급격한 연소 확대에 의해 피해가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
▲질문. 진도는 농어촌 지역 특성상 고령화 등으로 재난재해에 취약하다. 안전한 생활을 위해 주의를 기울여야하는 것들은 무엇인가.
△이 센터장 “안전한 생활을 위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개개인의 안전 의식이라고 생각한다. 고령의 노약자가 농업부산물을 소각하다가 산불로 이어져 산불을 진화하다가 사망하는 사고가 매년 반복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여전히 곳곳에서 생활 쓰레기, 농업 부산물, 폐어구류 등을 소각하는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쓰레기 등의 소각은 화재 발생의 위험을 높이는 것은 물론 연기속의 유해 물질로 인해 자신과 가족, 이웃의 건강을 심각히 해치는 행위이므로 절대 해서는 안 된다. 전기 시설을 정기적으로 점검하고 평소 이상이 있는 전기 제품을 사용하지 말고, 누전 차단기가 자주 내려가거나 하는 이상 증상이 있으면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가스 배관에는 안전 차단기를 설치해 안전을 확보해야 한다.”
▲질문. 최근 아르바이트 포털 알바몬이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존경하는 직업’을 주제로 설문 조사한 결과, 1위로 소방관을 뽑으면서 ‘일의 중요성에 비해 저평가되고 있다’고 응답했다. 현재 소방관들의 업무 환경과 처우는 어떠한가요.
△이 센터장 “ 몇 년 전에 소방 공무원의 초과 근무 수당 소송이 언론의 관심을 받은 적이 있었다. 격일제 근무를 하면서 초과 근무한 시간에 대해 받지 못한 수당의 지급 소송을 한 것이었는데, 1심과 2심에서 승소해 수당을 지급받은 상태로 현재 대법원 심리 중이다. 소방관이 자비를 들여서 장갑을 구입해서 쓰고, 일부 장비는 여러 대원들이 함께 사용한다는 내용이 언론에 많이 보도됐고, 국정감사에서도 노후화된 소방 장비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현재 일부 미흡한 부분이 있지만 국민 여러분의 관심 속에 소방안전교부세를 통한 예산 투입으로 많은 개선이 이루어져 대다수의 공무원과 비교해 나쁘지 않다. 개인 장비의 보급도 원활히 이루어지고 있다. 관심에 감사드리며 이제 그만 불쌍한 소방관의 이미지에서 벗어났으면 하는 바램이다.”
▲질문. 안전한 생활을 위해 군민들이 실천해야하는 것들은 무엇인가.
△이 센터장 “안전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이 많아졌다고 하지만, 내 집과 직장에서 무슨 일이 일어날까 하는 안전 불감증은 여전하다. 화재 등 각종 안전 사고를 예방하고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먼저 ‘소·소·심 교육’을 꼭 받으시라는 말씀을 드린다. 이는 소화기와 옥내 소화전 사용법, 심폐 소생술 실시법을 말하는 것으로 저희 안전센터에서는 언제, 누가, 어디서 교육을 신청하더라도 찾아가서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특히 요즘에는 도로나 아파트, 골목길 어느 곳 할 것 없이 차량이 많다. 이로 인해 소방 차량과 구급차의 신속한 출동이 지장을 받고 있으며, 피해가 확대되는 일도 언론에 보도되고 있다. 주차는 지정된 장소에 하고, 소방차 전용 구간에는 절대 주차를 삼가야 한다. 도로에서 출동하는 긴급 차량을 만나면 바로 우측에 정차하는 양보 운전을 부탁한다. 주택에도 소화기와 단독 경보형 감지기를 설치해야한다. 2012년 ‘소방시설 설치유지 및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이 개정돼 주택에도 소화기와 단독 경보형 감지기 설치가 의무화 됐으며, 기존 주택에는 내년 2월 4일까지 설치해야 한다. 이는 화재를 초기에 발견하고 진화하기 위해 꼭 필요하며, 직장이나 마을단위로 공동 구매하면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어 119안전센터로 문의해 주시기 바란다. 안전한 진도를 만들기 위해 관심을 기울여 주시고 격려해 주시면 감사하겠다.”